WHO는 번아웃을 '관리가 필요한 직업 현상'으로 규정했습니다. 임원 보고용 통계 가이드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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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이란? HR이 알아야 할 정의·원인·조직 대응

WHO ICD-11의 번아웃 정의, 조직 원인 6영역, 국내 법이 사업주에게 요구하는 조치, HR이 돌릴 5단계 대응 절차를 출처와 함께 정리한 기업 담당자용 번아웃 안내서입니다.

·기업 마음챙김 교육 전문

목차
번아웃이란? HR이 알아야 할 정의·원인·조직 대응

상사가 "번아웃이 정확히 뭐고, 회사는 뭘 해야 하느냐"고 물으면 무엇부터 답해야 할까요. 이 글은 번아웃 대책을 처음 맡은 HR·교육 담당자가 그 답을 근거와 함께 준비하도록 돕습니다.

짧게 답하면 이렇습니다. WHO는 번아웃을 질병이 아닌 직업 현상으로 봅니다. 연구는 원인을 업무량·통제권 같은 일의 조건에서 찾습니다. 그러니 회사의 첫 과제는 힐링 행사가 아니라 측정과 업무 조정입니다.

번아웃은 WHO가 정한 직업 현상이며 질병 진단명이 아닙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 5월 번아웃을 국제질병분류 제11판(ICD-11)에 올렸습니다. 분류는 질병이 아니라 '직업 현상(occupational phenomenon)'입니다. WHO는 발표문에서 번아웃이 의학적 질환으로 분류되지 않는다고 적었습니다.

정의는 한 문장입니다. "성공적으로 관리되지 못한 만성적 직장 스트레스에서 비롯된 증후군"입니다. ICD-11 코드는 QD85입니다.

WHO는 세 가지 특징을 듭니다. 첫째는 에너지 고갈이나 소진감입니다. 둘째는 일과의 심리적 거리감, 또는 일에 대한 부정적·냉소적 감정입니다. 셋째는 직업 효능감의 저하입니다.

WHO는 이 말을 직장 맥락에만 쓰라고 했습니다. 육아나 간병으로 지친 상태를 번아웃이라 부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회사가 번아웃을 다룰 때 "일의 조건"을 먼저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세 가지 특징은 심리학자 크리스티나 매슬랙(Christina Maslach)의 연구와 맞닿아 있습니다. 매슬랙과 라이터(Maslach·Leiter, 2016)는 매슬랙 번아웃 척도(MBI)를 이 분야 연구의 표준 도구로 소개합니다. 도구별 차이와 사내 측정 방법은 번아웃 진단 도구와 팀 진단 운영에서 따로 다룹니다.

원인은 개인보다 일의 조건 여섯 영역에서 찾습니다

매슬랙과 라이터는 번아웃을 사람과 일 사이의 '어긋남'으로 설명합니다. 두 사람의 2016년 논문은 여섯 영역을 조직 쪽 위험 요인으로 꼽습니다. 어긋남이 클수록 번아웃 가능성이 커지고, 잘 맞을수록 몰입 가능성이 커진다고 봅니다.

영역어긋날 때 현장 모습조직이 손댈 수 있는 것
업무량야근이 상시화됨인력·일정·우선순위
통제일하는 방식을 못 정함결정 권한 위임
보상성과가 보이지 않음인정·평가 방식
공동체도움을 청할 동료가 없음협업 구조·팀 규범
공정성평가가 자의적이라 느낌평가 기준 공개
가치시키는 일이 신념과 충돌목표·윤리 기준 정렬

출처: 영역 구분은 Maslach & Leiter(2016), World Psychiatry. 현장 모습과 조직 과제는 이 모델을 바탕으로 필자가 정리한 예시입니다.

이 표는 보고서에서 쓸모가 큽니다. "직원이 지쳤다"를 "업무량과 통제 영역이 어긋났다"로 바꿔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역이 정해지면 담당 부서와 개선 과제도 정해집니다.

매슬랙과 라이터는 한계도 함께 적었습니다. 지금까지의 대책은 개인 전략에 치우쳤고, 상황 요인이 더 크다는 연구와 어긋난다고 지적합니다. 번아웃을 줄이는 방법의 효과를 평가한 연구도 매우 적다고 밝혔습니다.

조직을 바꾸는 개입이 개인 대상 개입보다 효과가 컸습니다

효과 연구가 많지는 않지만 방향을 보여 주는 메타분석이 있습니다. Panagioti 외(2017)는 의사 대상 번아웃 개입 연구 19편, 1,550명을 묶었습니다.

개입 전체의 효과는 작았습니다. 표준화 평균차(SMD)는 -0.29였습니다. MBI 정서적 소진 점수로 약 3점이 더 내려간 정도입니다.

차이는 개입 대상에서 났습니다. 업무 구조를 바꾼 조직 대상 개입은 SMD -0.45였습니다. 의사 개인에게 기술을 가르친 개입은 SMD -0.18에 그쳤습니다.

이 결과를 그대로 옮기기는 어렵습니다. 표본이 해외 의료진이고, 한국 사무직과 근무 제도가 다릅니다. 그래도 "개인 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방향은 다른 근거와도 맞습니다.

WHO의 2022년 직장 정신건강 지침도 비슷하게 말합니다. 지침 요약(Malik 외, 2023)에 따르면 WHO는 심리사회적 위험을 줄이는 조직 개입을 권고했습니다. 다만 이 분야 근거의 질은 대부분 매우 낮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요약은 개인 대상 프로그램에 조건을 붙였습니다. 조직·관리자 대책을 포함한 종합 프로그램의 한 부분으로 두라는 것입니다. 이 조건의 배경은 지침 원문(WHO, 2022) 47쪽에 나옵니다. 근로자들은 개인 프로그램 자체는 반겼습니다. 하지만 조직·관리자 대책 없이 그것만 주어질 때는 덜 반겼습니다. 개인 프로그램만 받으면 정신건강 문제가 본인 탓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국내 법은 직무스트레스 예방 조치를 사업주에게 요구합니다

국내 법에 '번아웃'이라는 용어는 없습니다. 대신 직무스트레스로 인한 건강장해 예방이 사업주 의무로 들어 있습니다. 의무 조항과 노력 조항을 구분해 보고해야 합니다.

  • 의무 — 산업안전보건법 제5조 제1항 제2호. 사업주는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이는 작업환경 조성과 근로조건 개선을 이행해야 합니다.
  • 의무 —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669조. 장시간 근로·교대작업처럼 직무스트레스가 높은 작업에 적용됩니다. 스트레스 요인 평가와 개선대책, 작업계획에 근로자 의견 반영 등 6가지 조치를 정합니다.
  • 노력 의무 — 근로복지기본법 제83조. 사업주는 근로자지원프로그램(EAP)을 시행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시행할 때는 근로자의 익명성을 보장해야 합니다.

원문: 산업안전보건법 제5조 ·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669조(국가법령정보센터 현행 조문, 2026년 9월 확인) · 근로복지기본법 제83조(법제처)

제669조 제2호는 번아웃 대책과 바로 연결됩니다. 작업량과 일정을 정할 때 근로자 의견을 반영하라는 조항입니다. 여섯 영역 가운데 업무량과 통제를 다루는 셈입니다.

사내 EAP가 없는 중소기업은 근로복지공단의 무료 EAP를 쓸 수 있습니다. 대상과 이용 횟수는 EAP 안내 글에 정리했습니다.

HR의 번아웃 대응은 다섯 단계로 돌립니다

아래 절차는 여섯 영역 모델과 WHO 지침, 제669조를 한 흐름으로 엮은 것입니다. 1년 주기로 돌리고, 한 바퀴가 끝나면 같은 도구로 다시 잽니다.

  1. 측정(1~2개월 차). 익명 설문으로 팀 단위 수준을 봅니다. 도구 선택과 결과 공개 단위는 팀 진단 운영 글을 참고합니다.
  2. 원인 해석. 점수가 높은 팀에서 여섯 영역 중 어디가 어긋났는지 봅니다. 직무스트레스 요인은 KOSS 평가로 함께 볼 수 있습니다.
  3. 참여형 개선. 해당 팀과 함께 과제를 두세 개로 좁힙니다. 회의 없는 오전, 우선순위 재조정처럼 업무 조건을 바꾸는 과제를 앞에 둡니다.
  4. 관리자 교육. 징후를 알아채고 대화를 거는 법을 가르칩니다. 대화 방법은 관리자용 징후와 대화 글에 정리했습니다.
  5. 개인 지원과 재측정. EAP 등 상담 창구를 알리고, 쉬었다 돌아오는 직원은 복귀 지원 절차로 받습니다. 6~12개월 뒤 같은 도구로 다시 잽니다.

관리자 교육에는 비교적 단단한 근거가 있습니다. WHO는 관리자 정신건강 교육을 권고하면서, 목적이 관리자를 상담자로 만드는 데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괴로운 직원을 알아보고 지원하며, 업무 조건의 스트레스 요인을 다루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런 교육이 법정 의무인지, 관리자와 전 직원 회차를 어떻게 나눌지는 번아웃 예방 교육 설계법에 정리했습니다.

관리자 교육 뒤 팀의 업무 관련 병가가 줄었다는 무작위 대조시험(Milligan-Saville 외, 2017)도 있습니다. 연구 내용과 한계는 관리자용 징후와 대화 글에서 다룹니다.

보고서에는 영역·지표·일정 세 가지를 적습니다

상사가 번아웃 대책을 물으면 대개 세 가지를 확인하려 합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무엇으로 잴지, 언제 결과가 나오는지입니다. 아래 예시 문단은 이 세 가지를 한 번에 담은 형식입니다.

"WHO는 번아웃을 관리되지 못한 만성 직장 스트레스에서 오는 직업 현상으로 정의합니다. 원인은 업무량·통제 등 일의 조건에 있다는 연구가 많습니다. 올해는 상반기 익명 진단으로 고위험 팀을 찾고, 해당 팀과 업무 조정 과제 두세 개를 정하겠습니다. 관리자 교육을 병행하고, 12개월 뒤 같은 도구로 다시 재겠습니다."

지표는 한 가지만 두지 않습니다. 설문 점수는 응답 분위기에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아래처럼 설문 지표와 행동 지표를 짝지어 두면 해석이 안정됩니다.

  • 설문 지표: 팀별 번아웃 평균 점수, 고위험 응답 비율
  • 행동 지표: 병가 시간, 자발적 이직률, 초과근무 시간
  • 운영 지표: 설문 응답률, EAP 이용 건수, 개선 과제 완료율

행동 지표는 이미 인사 시스템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단 전 1년 치를 먼저 뽑아 두면 기준선이 생깁니다. 기준선이 없으면 다음 해 변화를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흔한 실패는 개인 힐링 행사로 끝내는 것입니다

번아웃 대책이 성과 없이 끝나는 경로는 대개 비슷합니다. 아래 네 가지는 기획 단계에서 미리 막을 수 있습니다.

  • 측정 없이 행사부터 한다. 어느 팀의 어느 영역이 문제인지 모르니 효과도 잴 수 없습니다.
  • 결과를 공유하지 않는다. 설문만 하고 개선이 없으면 다음 설문 응답률과 솔직함이 떨어집니다.
  • 관리자를 빼고 HR만 움직인다. 업무량과 권한은 현업 관리자가 정합니다.
  • 개인 점수를 걷는다. 건강에 관한 정보는 개인정보 보호법 제23조의 민감정보입니다. 익명 집계가 원칙입니다.

명상·스트레스 교육 같은 개인 프로그램이 쓸모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WHO 지침처럼 조직 개선과 함께 둘 때 제 역할을 합니다. 한 번의 특강이 행동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일회성 특강의 한계에서 다룹니다.

상황별로 이어 읽을 번아웃 글

이 글은 번아웃 주제의 출발점입니다. 담당자가 실제로 부딪히는 상황별로 아래 글을 이어 읽으면 됩니다.

번아웃은 조직이 측정하고 조정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먼저 구성원 한 사람의 상태를 가늠해 보려면 번아웃 자가진단을 쓸 수 있습니다. 팀 단위 진단과 프로그램 설계가 필요하면 도입 문의로 연락 주세요. 더웰니스콜렉티브는 진단 결과로 과제를 정한 다음 교육 구성을 잡습니다.

본 콘텐츠는 일반 정보이며 의학적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참고 자료

  1. World Health Organization, 「Burn-out an "occupational phenomenon":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2019.
  2. World Health Organization, 「ICD-11 for Mortality and Morbidity Statistics — QD85 Burnout」, 2024-01 판.
  3. Maslach C, Leiter MP, 「Understanding the burnout experience: recent research and its implications for psychiatry」, World Psychiatry 15(2):103–111, 2016.
  4. Panagioti M 외, 「Controlled Interventions to Reduce Burnout in Physician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AMA Internal Medicine 177(2):195–205, 2017.
  5. Malik A 외, 「Mental health at work: WHO guidelines」, World Psychiatry 22(2):331–332, 2023.
  6.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guidelines on mental health at work」, 2022.
  7. 법제처,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669조(직무스트레스에 의한 건강장해 예방 조치), 국가법령정보센터 현행 조문(2026년 9월 확인).
  8. 법제처, 「산업안전보건법」 제5조(사업주 등의 의무).
  9. 법제처, 「개인정보 보호법」 제23조(민감정보의 처리 제한).
  10. 법제처, 「근로복지기본법」 제83조(근로자지원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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